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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랑은 처음이라
글쓴이
진경 저
출판사
디즈비즈북스
출판일
2026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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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소설
소개
『사랑은 처음이라』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을 소설로 읽다
매칭률 97퍼센트의 남자에게 "결이 다르다"는 말을 듣고 차였다.
서른 두 살 서윤은 데이팅 앱 '핏'의 기획팀장이다. 연봉, 키, 사는 동네, MBTI로 사람을 계산해 꼭 맞는 짝을 찾아 주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그녀에게 연애는 손해 보지 않는 거래이고, 이별은 분석해서 고치면 되는 '장애'다. 그날 밤에도 서윤은 자기 연애의 장애 보고서를 쓴다. 프로필 문구는 열한 번 고쳤고, 상대가 좋아하는 다큐는 1.5배속으로 벼락치기했고, 일주일에 두 번 먹는 떡볶이는 "잘 안 먹어요"라고 숨겼다. 그런데도 차였다.
그러다 코트 단추 하나를 달러 망원시장 뒷골목의 낡은 수선집에 들른다. 마흔한 해 동안 바늘을 잡아 온 순례 할머니는 돈을 더 주겠다는 서윤에게 말한다. "돈 더 준다고 실이 빨리 감기나? 순서가 있어. 사흘." 그리고 그곳에서 한 남자와 마주친다. 한 달 전 서윤이 매칭률 41퍼센트라며 넘겨 버린 계약직 도서관 사서 도현이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연습하는 기술이다. 서윤은 그것을 바늘땀 하나하나로 익혀 간다. 시든 화분에 물을 주고, 선물 대신 "지금 뭐가 필요해요?"라고 묻는다. 좋은 뜻으로 상대의 삶에 가위를 댔다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화난 줄 알았던 얼굴 뒤에 숨은 두려움을 알아본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 앞에 선다. "정규직이 되면 결혼하자"는 남자, "그럼 나는 당신 연봉이랑 결혼하는 거냐"고 묻는 여자. 그리고 사위의 연봉부터 묻는 아버지. 사랑과 조건 사이에서 두 사람은 어떤 답을 찾을까.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출간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읽히지만, 어렵기로도 유명한 고전이다. 이 소설은 그 책을 각자도생과 가성비, 영끌과 N포세대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시 썼다. 사랑의 네 가지 요소(보호, 책임, 존경, 지식)와 사랑을 실천하는 네 가지 방법(규율, 집중, 인내, 최고의 관심)이 연인의 일상 속 장면이 되어 살아난다. 페이지마다 달린 각주 62개가 원전의 개념과 오늘의 한국 사회를 쉽게 풀어 주고, 책 끝에는 독서 모임에서 함께 나눌 질문 10개를 실었다.
조건으로 사랑을 고르는 데 지친 사람, 결혼 앞에서 계산기를 두드려 본 사람, 『사랑의 기술』을 읽다 덮어 본 사람에게 건네는 소설이다. 사랑은 언제나 처음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습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었다. 고르는 것도, 찾아내는 것도, 누군가 대신 써 주는 것도 아니었다. 한 땀씩 배우고, 찔리고, 다시 꿰매는 것이었다. 매번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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