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학원 셔틀에 태우 며 안도감을 느낍니다. 비싼 수강료를 결제하고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듣게 하면 아이의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기초가 무 너진 아이에게 어려운 심화 문제를 풀게 하는 행위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보다 훨씬 비효율적인 시간 낭비입니다. 방 학이라는 황금 같은 시간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신의 결손을 메우기보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의미 없는 선행학습에 매 몰되어 있습니다. 공부의 본질은 모르는 것을 찾아내어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에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진도 빼기에 급급 하여 정작 아이가 어디서부터 길을 잃었는지 확인하지 않습니 다. 초등학교 5학년 분수 개념이 흔들리는 아이가 중학교 방정 식 문제를 풀고 있는 기이한 광경이 도처에서 벌어집니다. 부 모는 학원 진도표를 보며 우리 아이가 이만큼이나 공부했다고 착각하지만 아이의 머릿속은 형체 없는 지식의 파편들로 가득 차 있을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매일 10시간 넘게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성적이 요지부동인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결손은 암세포와 같아서 방치하면 반드시 전이됩니다. 수학에 서 연산이 막히면 논증이 불가능해지고 국어에서 어휘가 부족 하면 지문 전체의 맥락이 붕괴됩니다. 학습 결손을 메우지 않 은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행위는 부실 공사로 지어진 아파 트에 인테리어만 화려하게 덧칠하는 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