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선택, 그리고 서른아홉 가지 도전
한번 시작하면 도중에 멈출 수 없다
2017년 7월, 러시아의 한 법정에서 22세 청년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름은 필립 부데이킨, 최소 열일곱 명의 청소년들에게 자살을 강요한 혐의였다. 부데이킨은 SNS를 통해 십대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대왕고래 챌린지’라 불린 소셜 게임을 진행했는데 실생활에서 매일 한 가지씩 미션을 수행하고 인증샷을 찍는 것이었다. 주로 우울하고 자기 비하에 빠져 있던 십대 참가자들은 노래를 듣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단순한 미션을 수행하다가 점점 수위가 높아지면서 자해를 하고 가족을 공격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고립된 나머지 끝내 최후의 미션인 죽음까지 받아들이고 만 것이다. 이 일은 극단적이고 사악한 인간이 디지털 기술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미성년자의 SNS 사용에 대해 경각심을 준 사건이었다.
이경화의 청소년소설 『빌런을 잡아라』는 바로 이 대왕고래 챌린지 사건을 모티프로 삼는다. 3년째 4월이 되면 청소년들 사이에 위험천만한 챌린지 링크가 뿌려지고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 이야기는 ‘길항제’라는 범인을 처음부터 드러내면서 시작한다. 따라서 독자는 빌런의 범죄 의도와 거기에 담긴 악의를 명백히 알아볼 수 있지만 그가 왜 그런 일을 벌이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악은 그냥 거기에 존재하고 있을 뿐. 따라서 이야기는 악의 근원을 찾거나 행적을 뒤따르는 대신 거기에 맞서는 희생자 편에 조명을 비춘다. 유해하고 어두운 세상, 우리는 어디에서 빛을 찾을 수 있을까.
이야기의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학기 초 교실에서 처음 만난 진해수와 유서린이다. 어렸을 때 유튜브와 광고에 출연해 유명해진 해수는 더 이상 연예 활동을 하지 않지만 학교에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데다 같은 반 박다미가 노골적인 언어폭력을 행사해도 무기력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익명의 메시지와 수상한 링크가 도착하자 해수는 별생각 없이 ‘스타 챌린지’를 시작하게 된다. “손바닥에 별을 그리시오.” 싱겁기도 하고 그저 무해한 장난 같은 챌린지. 그러나 우연히 해수의 손바닥에 남은 붉은 별을 목격한 서린은 섬찟함을 느낀다. 전학 오기 전 같은 반 친구가 첫 번째 챌린지 사건의 희생자였던 것. “너한테는 이런 것 의미 없지?” 서린은 병원에 누워 있는 김우주의 마지막 말을 되새기며 조심스럽게 해수에게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