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라는 낭떠러지 앞에 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등을 아래로 두면 추락하고, 배를 아래로 두면 활공한다. 떨어진다는 사실은 같다. 달라지는 것은 그 순간 내가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뿐이다.
삶을 뒤바꿀 선택 앞에서 우리는 얼어붙곤 한다. 상황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시간은 조여 들어오고, 발밑은 이미 꺼지고 있다. 그래도 떨어지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남아 있다. 몸을 돌려 바람을 마주하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이야기 「선의 자유」, 「석류와 무화과」, 「빈 화분 증후군」, 「어쩔 수 없음을 이기는 방법」 속 인물들도 저마다의 높이에서 떨어지고 있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대신 그 안에서 자세를 고쳐 잡는다. 그리고 그 태도로 자신의 선택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