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익숙한 질문이지만, 답은 ‘소행성이 떨어져 공룡이 사라졌다’는 한 문장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무엇을 공룡이라고 부르는지, 멸종은 누구에게 해당하는지, 사건의 시작과 생태계에 미친 결과를 어떻게 연결할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공룡은 왜 멸종했는가》는 지층과 화석에 남은 흔적을 따라 백악기 말의 세계를 읽는 과학 교양서입니다. 지층의 순서와 연대 측정이 알려 주는 것과 한계를 짚고, 경계층에 남은 희귀 원소와 충격 광물, 유리질 구슬이 어떤 증거가 되는지 살펴봅니다. 이어 멕시코 유카탄반도 부근의 칙술루브 구조와 연결된 지질학적 자료를 따라가며, 충돌이 있었다는 설명과 충돌 뒤 환경에 미친 영향을 구분합니다.
소행성 충돌만으로 모든 과정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책은 데칸 트랩의 화산 활동과 그 시기, 기체와 기후 변화의 가능성도 함께 검토합니다. 한순간의 사건과 오랜 시간에 걸친 변화가 어떤 순서로 겹쳤는지, 원인·촉발 요인·악화 요인은 어떻게 구별할지 차분히 질문합니다. 햇빛 감소와 광합성, 먹이망의 변화, 생물의 몸집과 생활 방식도 살펴보되 하나의 특성으로 멸종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화석 기록은 과거 생명의 완전한 목록이 아니며, 지역과 생물 집단마다 남은 흔적도 다릅니다. 이 책은 그런 빈틈을 감추지 않고 관찰된 사실과 해석, 가능성과 미해결 질문을 나누어 읽도록 안내합니다. 비조류 공룡과 살아남은 새의 관계, 멸종 뒤 포유류가 다양해지기까지의 긴 시간도 함께 다룹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멸종과 오늘의 생물 다양성 변화를 비교할 때 필요한 주의를 살피고, 독자가 자료와 주장을 직접 비교해 보는 탐구 방법을 제안합니다. 과거를 현재에 그대로 겹쳐 놓지 않으면서 생명과 환경의 연결을 생각하는 일. 공룡의 멸종을 따라가는 여정은 증거를 존중하고, 모르는 것을 감추지 않는 과학적 태도를 배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