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고 있는가. 『다시 미국이다』는 미·중 전략 경쟁과 보호무역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대한민국 기업이 선택해야 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경제·경영서다. 주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를 지낸 정영호 저자는 미국 산업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변화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이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분석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미국 시장의 확대가 아니다. 비용과 효율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세계 경제가 신뢰와 안보,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구조적 전환이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무엇을 얼마나 저렴하게 생산하느냐를 넘어, 어떤 공급망과 연결되고 어떤 산업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총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에 대한 진단에서 출발해 미국의 산업정책과 투자 환경, 유망 산업의 지리적 이동, 현지 진출 전략과 글로벌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룬다. 반도체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트럼프 2기의 통상정책, China+1 전략 등을 통해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살펴보고, 제조업의 중심이 러스트벨트에서 선벨트로 이동하는 현상을 분석한다. 특히 텍사스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 에너지, 바이오, 우주항공, 첨단 제조업이 결합하는 새로운 산업 지도를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달라스와 휴스턴, 오스틴과 테일러를 비롯한 산업 거점뿐 아니라 멕시코와 연결되는 북미 공급망, 보스턴과 텍사스의 바이오 클러스터까지 살펴보며 미래 산업의 경쟁력이 개별 기업이나 기술이 아닌 지역과 산업을 아우르는 연결 구조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나아가 저자는 한국 기업이 미국 산업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한다. 현지 인센티브와 세금·규제·인증, 파트너십과 조직 운영, 네트워킹과 평판 관리 등 실무적인 문제를 짚고, 반도체와 전력, AI, K-Food와 K-Beauty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를 모색한다. 또한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리얼 옵션 전략, 강소기업의 경쟁력, 기업 간 공동 진출과 현지 생태계의 내부자로 성장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각 장의 말미에 수록된 ‘비즈니스를 위한 전략적 사고’는 핵심 논의를 기업의 의사결정과 연결하도록 돕는다. 『다시 미국이다』는 미국 진출을 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국 기업이 단순한 공급자를 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설계자로 성장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