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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늘의 날씨가 궁금했다
글쓴이
김미옥 저
출판사
황금알
출판일
2026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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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미옥

사람들의 삶과 일상의 작은 풍경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여러 매체와 문예지에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그녀의 시선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머뭅니다.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기억,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사연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우연히 스쳐 간 인연까지 그녀에게는 모두 문학의 소재가 됩니다. 평범한 하루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고, 잊힐 뻔한 순간들을 따뜻한 문장으로 되살리는 것이 그녀의 문학적 관심입니다.
오랫동안 시를 써온 그녀는 시의 행간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수필로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저마다 다른 날씨가 있다는 생각으로 삶의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 기억과 그리움을 섬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2014년 계간 『문학청춘』 신인상으로 등단했습니다. 시집 『어느 슈퍼우먼의 즐거운 감옥』 『목련을 빚는 저녁』과 동화집 『홍시와 고무신』을 펴냈으며, 제2회 문학청춘작가회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수필집 『다만, 오늘의 날씨가 궁금했다』는 그녀가 지나온 시간 속에서 발견한 삶의 풍경과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낸 기록입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사람의 마음에도 날씨가 있다
맑음과 흐림, 비와 바람 사이에서 발견한 삶의 온기와
인간에 대한 다정한 성찰

우리는 하루를 시작하며 날씨를 확인한다.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햇살이 따뜻한지에 따라 옷을 고르고 하루의 일정을 정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 날씨를 지나고 있는지는 좀처럼 묻지 않는다. 누군가는 환하게 웃으며 슬픔을 감추고, 누군가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단한 하루를 버틴다.

시인 김미옥의 수필집 『다만, 오늘의 날씨가 궁금했다』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의 날씨를 살피는 책이다. 가족의 역사와 유년의 기억, 생활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과 문학의 여정, 그리고 평범한 하루 속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까지, 작가는 자신의 삶에 스며든 다양한 풍경을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문장으로 펼쳐 보인다. 김미옥의 산문은 특별한 사건보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사소한 장면에서 출발한다. 낡은 밥그릇 하나, 눈 위에 남겨진 어머니의 발자국, 계산대에서 오가는 짧은 인사, 김장하는 이웃들의 말소리, 겨울마다 빚는 만두, 여행길에서 만난 낯선 풍경이 한 편의 수필로 피어난다.

책의 1부 「발자국이 세대를 건너는 동안」은 가족과 세대를 이어온 삶의 흔적을 되짚는다. 「세대를 잇는 발자국」에서 어린 화자는 눈 덮인 길을 걸으며 어머니의 발자국을 따라간다. 어린아이에게는 눈길의 풍경이 신기한 놀이처럼 느껴지지만, 세월이 흐른 뒤 그 발자국에는 가족의 생존을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의 고단한 삶이 담겨 있었음을 깨닫는다. 「숨결 위를 걷는다」에서는 폐광이 된 장자광업소와 그곳을 오르내리던 아버지들의 시간을 되살리고, 「사발」에서는 오래된 연둣빛 밥그릇을 통해 부모의 희생과 가족의 온기를 소환한다.

2부 「계산대 앞의 날씨」는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생활 현장의 기록이다. 「고래의 숨」, 「근대냐 시금치냐」, 「가격표를 붙이며」, 「뻥 그리고 빵」, 「랩소니」, 「하루의 탑」, 「슈퍼맨들 회의」 등에서 작가는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인간의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삶의 현장으로 바꾸어 놓는다. 계산대는 경제적 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동시에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거나 외면하는 경계가 된다. 3부 「말과 침묵 사이」는 인간관계의 본질을 더욱 깊숙이 들여다본다. 「숨은 심장」과 「눈빛으로 안부를 묻다」는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마음의 신호를 탐색한다. 특히 체호프의 작품을 떠올리며 쓴 「말을 들어주는 말」은 이 수필집이 지향하는 인간적 태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은 언제나 훌륭한 충고나 명쾌한 해답이 아니다.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한 사람의 존재가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길 위에서 만난 날씨」 4부에서는 삶의 무대가 여행과 자연, 문화와 문학의 공간으로 넓어진다. 북유럽의 풍광과 몽골의 모래, 남한강의 물길, 우륵의 가락이 깃든 장소와 문학기행의 현장을 거치면서 여행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자기 삶을 새롭게 읽는 과정으로 변화한다. 5부 「문장이 머물 주소」는 앞선 이야기들이 문학이라는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하는 자리다. 「백지의 주인」에서는 생활의 고단함 속에서도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청춘의 길 위에 선 문학」에서는 문학을 통해 이어진 사람들의 연대와 기쁨을, 표제작 「다만, 오늘의 날씨가 궁금해」에서는 도시의 노동과 사람들의 감정적 풍경을 그린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시인으로서 김미옥이 지닌 섬세한 언어 감각이다. 일상의 풍경을 낯선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의 문장은 수필의 서사성과 시의 함축성을 자연스럽게 결합한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시를 쓰고 난 뒤 행과 행 사이에 남아 있던 언어들을 이어 붙이다 보니 한 권의 수필집을 엮게 되었다고 밝힌다. 시에서 미처 다 품지 못한 이야기들이 가지를 뻗고 잎을 틔워 한 그루 나무가 되었다는 고백은 이 책의 탄생을 설명하는 동시에 작품 전체의 정서를 압축한다. 『다만, 오늘의 날씨가 궁금했다』는 평범한 삶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하는 수필집이다. 삶이 언제나 맑을 수는 없다. 비와 바람을 피할 수도 없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에 잠시 머물러 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 따뜻해질 수 있다.
김미옥의 이 수필집은 그 소박하고 깊은 진실을 전한다. 오늘 하루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던 독자에게, 그리고 곁에 있는 누군가의 안부를 오래 묻지 못했던 사람에게 한 그루 나무의 그늘 같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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