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했던 그 많은 날에, 나는 정말 괜찮았을까.
괜찮아진 사람이 아니라 괜찮아지는 중인 사람에게
어릴 적에는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바라던 삶에 도착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도 삶은 여전히 어렵다. 남들보다 늦은 것 같아 조급해지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를 보내다가도 혼자 있는 밤이면 마음이 무너진다. 지나온 선택을 돌아보며 다른 길을 걸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날들의 마음을 담은 서온의 첫 번째 에세이시집이다. 색연필, 이름표, 닫힘 버튼, 냉장고 불빛, 오래된 열쇠처럼 누구의 일상에나 있었을 작은 장면에서 시작해 60편의 짧은 글이 여섯 개의 부로 이어진다. 어린 날의 풍경, 잘 살아야 한다는 마음, 아무도 모르는 밤, 돌아온 길, 나를 알아가는 시간, 그리고 아직 어려운 날까지 품은 오늘.
서둘러 괜찮아지라고 말하지도, 모든 일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쉽게 약속하지도 않는다. 대신 이렇게 이야기한다. 돌아온 길에도 걸어온 시간이 있었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 날에도 분명 살아 낸 하루가 있었다고.
괜찮은 척하느라 지친 사람, 잠들기 전 지나간 하루를 몇 번씩 되짚어 보는 사람, 남에게는 쉽게 건네던 괜찮다는 말을 나에게는 건네지 못했던 사람에게 쓴 글이다. 읽는 동안만큼은 애쓰지 않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엮었다. 아직 모든 것이 괜찮아진 것은 아니지만,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맞이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건넨다.
책 속에서
나는 언제부터 웃고 난 뒤에도 내 얼굴을 살피게 되었을까. 오래된 사진 중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날에도 나는 하루를 살고 있었다. 지워진 계획표 중에서
남에게는 쉽게 건네던 말을 나에게는 왜 그토록 아껴 두고 있었을까. 처음으로 내 편이 되어 중에서
다만 오늘이 어렵다고 해서 어제 웃었던 순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어려운 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