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축구를 본다. 그러나 제대로 축구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명품이 짝퉁과 다른 것은, 명품 속에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내려는 인간의 꿈과 그것의 탄생에 얽힌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축구에도 명품이 있다. 토털 풋볼, 삼바 축구, 아트 풋볼 등은 오랫동안 전 세계의 축구팬들을 매혹시킨 축구의 명품들이다. 축구의 명품 또한 갑작스럽게 탄생한 것이 아니다. 축구의 명품 속에는 국가나 개인의 꿈과 좌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어떤 축구는 우리를 웃기거나 울릴 뿐이지만, 명품 축구는 인간의 모든 희노애락을 동시에 선사하며 우리를 주체할 수 없는 감격 속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축구를 보고 즐겨는 이유이다.
그 이름만은 자주 들어본 탓에 우리는 축구의 명품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미드필드의 공 다툼을 피해가는 단순하고 긴 패스, 선 굵은 공격, 정교하고 세밀하기보다는 명료하고 깨끗한 플레이가 왜 잉글랜드 축구의 독특한 스타일이 되었는지 아는가? 네덜란드의 토털 풋볼이 국적을 따지지 않고 가장 세계적인 축구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탈리아 축구의 대명사인 빗장수비와 악명 높은 과격한 플레이가 이탈리아 역사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엄격한 규율과 복종, 기계적이고 조직적인 플레이와 강력한 투쟁심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독일 축구의 특징이 된 이유는? 프랑스에서 축구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적 가치의 상징이라는 사실은? 짧은 패스를 연결해가며 상대팀이 공을 잡을 기회를 박탈해 버리는 스페인 축구가 월드컵에서는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브라질의 삼바축구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인 ‘징가(Ginga)'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르헨티나의 축구가 왜 그렇게 사납고 잔인하지는?
이 책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다. 각 국의 축구가 지닌 독특한 특징들이 어떤 역사와 어떤 문화 속에서 탄생하고 진화되어 왔는지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가장 선진적이고 현대화된 최고 수준의 축구를 경험하는 동시에, 각 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은 4년을 주기로 발발하는 합법적인 세계전쟁이다. 월드컵 관전자로서 당신은 이미 그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왜 그토록 국가 대항전 경기에 흥분하는 것일까? 나아가 도대체 축구는 왜 그렇게 재미있는 것일까? 이 책이 그러한 물음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