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아내』는 로맨틱한 화가의 연인에 관한 책이 아니다. 화가의 아내도 물론 로맨틱한 사랑을 나누고 결혼을 하지만, 긴 세월을 화가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남편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뮤즈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생활인으로 곁에서 화가를 내조한 일등공신이 바로 ‘화가의 아내’인 것이다.
이 책에는 17세기의 렘브란트부터 밀레, 로세티, 마네, 세잔, 르동, 모네, 르누아르, 고갱, 보나르, 마티스, 피카소, 시게루, 모딜리아니, 리베라, 샤갈, 류세이, 달리, 그리고 생존 작가인 와이어스에 이르기까지 열아홉 명의 화가와 아내들의 삶이 담겨 있다.
지은이는 “화가를 평가하는 데에도 화가의 아내는 잊혀진 존재였다”라고 하면서 화가의 그림자로 살아가고, 간혹 출생년도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아내들의 삶을 추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화가의 아내를 그린 초상화’(대표작) 열아홉 점 중, 건강상의 이유로 볼 수 없었던 리베라의 벽화를 제외하고 모두 원화를 찾아 직접 보고 올 정도로, 지은이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방대한 자료를 찾아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아내들의 삶을 면밀히 그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