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 마음이 나를 닮아 있기 전까지는
웃으며 삼킨 말과 참다 터져 나온 마음
우리 곁에서 만나는 열세 가지 이야기
가장 익숙한 일상에서,
가장 숨기고 싶은 마음을 만나다!
생생한 대화와 거침없는 시선으로 그려 낸
생계와 체면, 가족과 욕망 사이를 오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하루를 버티는 데도 자존심이 드는 순간이 있다. 부당한 말을 듣고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할 때, 남들 앞에서 초라해 보이기 싫어 무리해서 자신을 꾸밀 때,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말을 쏟아 낼 때. 『개포동에서 온 손님』은 익숙한 생활의 틈에서 불쑥 드러나는 사람의 속내를 따라간다.
계약을 앞두고 고용주의 눈치를 보는 안경사, 잃어버린 신발 때문에 이웃과 실랑이를 벌이는 여자, 층간 소음에 시달리다 복수를 궁리하는 주민, 게임에 빠진 아들과 날마다 부딪히는 엄마. 표제작에서는 개포동에 살았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손님과 그를 응대하는 안경원 직원이 흥정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손님의 허세와 직원의 웃음 사이로, 지나간 삶을 놓지 못하는 마음과 오늘의 매출을 걱정하는 처지가 함께 드러난다.
열세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가족을 걱정하면서도 모진 말을 내뱉는다. 때로는 그 모습에 실소가 나다가도, 문득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생생한 생활 풍경과 거침없는 대화 속에 가난과 노동의 불안, 오래 된 상처와 상실의 슬픔이 포개진다. 쉽게 이해되지 않던 사람에게도 미처 듣지 못한 사정이 있음을, 그 사정을 안다고 모든 갈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소설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