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롱불 아래에서 자란 소년은
어떻게 원전건설 현장에 서게 되었나
『한국전력과 원자력, 내 인생』은 열여덟 살에 한국전력에 입사해 약 30년 동안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한 이응한 저자의 회고록이다. 석탄 먼지 속에서 기계를 돌리던 소년 운전원이 원전 건설 실무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한 사람의 생애와 한국 전력산업의 변화가 만나는 장면을 전한다.
저자의 기억은 영월화력과 부산화력의 작업장, 일을 하며 대학에 다니던 시절, 가족을 이끌고 서울로 올라온 날들에서 시작한다. 고리 1호기 복수탈염설비 업무, 미국 벡텔사 교육훈련과 팔로버디 원전 건설 현장 경험, 영광·울진 원전 건설 과정이 이어진다. 도면과 계약서, 공사 일정과 구매 규격을 둘러싼 구체적인 일화는 발전소를 짓는 일이 수많은 실무자의 판단과 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홉 개 부로 구성된 책은 한국중공업에 관한 기억에서 출발해 화력발전소 근무, 원자력건설부 전입, 미국 해외훈련, 원전 건설과 현장 개선 사례, 뉴욕사무소 생활, 퇴직 이후의 삶으로 이어진다. 후반부에는 한국전력 분할, 바라카원전, 원전 부품 문제와 에너지 정책을 바라보는 저자의 비판적 견해가 담겨 있다. 개인의 회고와 현장 기록, 전력산업을 향한 문제의식이 함께 실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