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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 설계한 사회
글쓴이
장철훈 저
출판사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출판일
2026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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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장철훈

장철훈은 부산대 교수로,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이다.
결핵 관련 연구로 100여 편의 논문을발표하였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신기술개발단장을 지냈다.
현재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근무하고 있으며, 대한임상미생물학회 이사장 및 의학한림원 정회원이다.

책 소개

분야역사
흑사병에서 코로나19까지, 질병으로 다시 읽는 인간 사회의 역사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었을 때 달라진 것은 사람들의 생사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으면서 노동의 가치와 중세 사회의 질서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콜레라의 유행은 도시의 위생 환경을 돌아보게 했고, 아메리카 대륙에 퍼진 두창은 유럽의 정복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 훗날 에이즈는 감염병을 둘러싼 낙인과 차별, 인권의 문제를 사회적 논쟁의 중심으로 끌어냈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혁명, 위대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병원체에 의해서도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질병이 설계한 사회』는 인류 문명의 형성부터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감염병과 인간 사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 온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질병을 의학적 현상이나 극복해야 할 재난으로만 바라보는 대신, 인간의 생활 방식과 사회 구조를 변화시킨 역사적 요인으로 조명한다. 여기서 저자의 시선은 한 방향에 머무르지 않는다. 질병이 사회를 바꾸었다면, 인간이 만들어 온 사회 역시 질병의 발생과 확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이 책은 그 질문을 따라 감염병과 문명이 맺어 온 복잡한 관계를 풀어낸다.

그 관계는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고 정착 생활을 하던 시기부터 살펴볼 수 있다. 안정적인 식량 생산은 인구 증가와 도시의 형성을 가능하게 했지만, 한곳에 모여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가축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병원체가 전파될 조건도 함께 만들어졌다. 교역과 전쟁으로 사람들의 이동 범위가 넓어지자 감염병 역시 더 먼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인간에게 풍요와 편리함을 가져다준 문명의 발전이 병원체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질병 앞에서 변화만 겪어 온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감염병의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위생과 공중보건의 개념이 발전했고, 손 씻기와 소독, 백신과 항생제는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의학이 거둔 성취에도 불구하고 항생제 내성균과 신종 감염병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인류가 질병을 통제하는 능력을 키워 온 역사와 새로운 감염병의 위협이 나타나는 역사가 나란히 이어져 온 것이다.

책의 시야는 인간의 질병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아일랜드 대기근과 관련된 감자마름병, 가축과 인간 사회에 큰 피해를 남긴 우역을 통해 식물과 동물의 질병 역시 인류의 삶과 역사를 바꾸어 왔음을 보여 준다. 세계 감염병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험도 함께 살펴보며, 논의는 인간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연결해 이해하는 원헬스(One Health)의 관점으로 이어진다.

의학과 역사, 사회를 넘나드는 『질병이 설계한 사회』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인류사를 질병이라는 또 하나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질병은 인간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으며, 인간은 어떤 질병이 퍼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왔을까. 과거의 감염병을 이해하는 일에서 출발한 이 질문은 코로나19를 경험한 오늘의 사회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감염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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