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기억하라, 인생을 온전히 누리게 될지니
지금 당장 당신이 원하는 임종 장면을 떠올려 보라. 아늑한 침실도 좋고 아름다운 산속도 좋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눈을 감고 싶은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고 싶은가. 빵 굽는 냄새가 나는가, 매일 쓰는 향수 냄새가 나는가. 그런데 그 장면을 그리는 동안 당신은 정작 중요한 한 가지를 빼놓는다. 그 자리에 누운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죽음이 아주 먼 남의 일처럼 느껴질 때만 죽음을 이야기한다.
샐리 티스데일은 3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하며 완화의료팀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돌봤다. 수백 번의 임종을 지켜본 그조차 30년을 모신 스승이 급사했을 때는 견디기 어려워했다. 이 책은 그 경험에서 출발한다. 티스데일은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가 본 적 없는 나라로 떠나는 여행 준비와 같다고 말한다. 그 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국경까지는 갈 수 있다. 그래서 티스데일은 기꺼이 죽음에 다가가 눈을 돌리지 않고 직시한다. 마지막 몇 달과 몇 주와 며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남겨진 몸은 어디로 가고, 남겨진 사람은 어떻게 애도하는가. 티스데일은 이 질문들을 직설적이지만 더없이 다정하게 짚어 나간다.
이 책을 읽는다고 죽음이 덜 두려워지는 것은 아니다. 티스데일 자신도 "나는 진심으로 계속, 계속, 계속 살고 싶다"고 고백한다. 다만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하루를 더 충실히 살고,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 죽음을 기억하라. 그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면, 남은 하루하루가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