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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향기를 맡는다는 것은
글쓴이
넥스트북 리빙 저
출판사
넥스트북(NextBook)
출판일
2026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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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생명과학
오래된 책장을 열었을 때 어느 시절의 방이 갑자기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시향지 앞에서 한 사람은 비누를, 다른 사람은 흰 꽃을 말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냄새는 분명 맡았는데 이름으로 붙잡기는 어렵다. 이 책은 그렇게 하루를 스쳐 지나가는 후각의 장면에서 출발해 공기 속 분자가 감각이 되고 감각이 기억과 문화의 언어가 되는 과정을 탐색한다.

온도와 거리, 공기 중의 물질부터 후각상피와 수용체, 후각망울과 뇌의 해석을 따라간다. 익숙한 냄새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는 적응, 여러 냄새가 섞일 때 달라지는 지각, 코로 맡는 향과 음식에서 입안을 통해 느끼는 향을 구별한다. 특정 냄새가 기억의 단서가 될 수 있지만 떠오른 장면이 곧 과거의 정확한 기록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도 살핀다. 감각을 신비화하지 않으면서 그 놀라움을 보존하는 설명이다.

꽃·나무·수지에서 얻는 천연 향료와 합성 향료의 역할을 함께 다루며, 천연이라는 말만으로 안전을 보증할 수 없다는 오해를 바로잡는다. 실제 원료와 '장미 같다'는 향의 노트, 포근함이나 시원함을 묘사하는 말은 서로 다른 차원이다. 시향 조건을 맞춰 비교하고 첫 느낌을 기록하는 방법, 톱·하트·베이스로 이해하는 향수의 시간 변화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기록의 방법에도 작은 원칙이 있다. 다른 향을 비교할 때는 시향지와 거리, 기다린 시간을 가급적 비슷하게 하고, 제품 이름을 알아보기 전에 무엇을 직접 느꼈는지 남겨 본다. 원료에 관한 객관적 정보와 개인적인 연상을 구별하면 취향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훨씬 정교하게 대화할 수 있다.

냄새에는 개인의 취향뿐 아니라 문화적 관습과 공동 공간에서의 선택권이 겹친다. 향을 태우는 의례와 향수 산업, 공간의 이미지, 타인의 민감성을 함께 생각하게 하는 이유다.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상의 감각을 더 정확한 언어로 남기고 싶은 사람에게, 코끝에 머물다 사라지는 경험을 다시 읽게 하는 생활 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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