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에 참여하다 보면 몸이 먼저 움직이는 순간이 있다. 일어서고 앉고, 아멘으로 응답하고, 어떤 때에는 함께 노래하고 어떤 때에는 조용히 머문다. 순서는 익숙해도 그 말이 누구에게 향하고 그 몸짓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면, 오래 알고 있던 예식 안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뜻이 남아 있다는 신호다.
『미사에서 우리가 하는 말과 몸짓』은 가톨릭 미사를 시작 예식, 말씀 전례, 성찬 전례, 마침 예식의 큰 흐름으로 읽는 입문서다. 공동체가 함께 모이는 의미와 독서·화답송·복음 선포의 자리, 신앙 고백과 보편 지향 기도가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핀다. 익숙한 말들을 따로 외우게 하기보다 앞선 기도에 어떤 응답이 뒤따르는지, 한 예식이 다음 예식으로 어떻게 넘어가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미사 안의 짧은 응답을 이해하려면 앞서 선포되거나 기도된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 핵심이다. 같은 ‘아멘’도 홀로 떠 있는 감탄사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고백하고 동의하는 자리에서 뜻을 얻는다는 사실을 짚어 준다.
제대에 빵과 포도주가 놓이는 순간과 감사 기도, 빵 나눔과 영성체의 뜻을 구분해 설명하고, 사제와 부제, 독서자와 봉사자가 각기 맡는 직무를 살핀다. 서고 앉고 절하는 자세, 노래와 침묵이 놓이는 시점도 장식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공동체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라본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공식 전례서와 교리 문헌을 해설의 기준으로 삼되, 지역과 거행 상황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처음 미사에 참석한 사람에게는 낯선 장면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고, 오랫동안 성당에 다닌 사람에게는 익숙한 응답을 새롭게 듣는 기회가 된다. 신앙의 신비를 짧은 설명으로 모두 환원하지 않으면서도 각 순간의 자리를 묻는 질문을 건넨다. 다음 미사에서 단 하나의 말과 몸짓이라도 그 의미를 더 깊이 알아차리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