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이 시집에는 네 가지의 작은 세상이 담겨 있습니다. 감자와 마늘을 쑥쑥 내어주는 뻥튀기 아저씨 같은 흙의 생명력과 엄마 김치 속에 살아 숨 쉬는 할머니의 감칠맛 내리사랑 그리고 23.5도 삐딱하게 기울어진 지구처럼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우리 어린이들의 진짜 속마음과 한 줌씩 얹어주는 시장 할머니의 ‘덤’ 위로 내려앉는 따뜻한 세상의 체온입니다.
어린이들이 이 시들을 읽으며 길가의 풀꽃과 텃밭이나 베란다의 새싹에게 말을 건네는 다정한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소망합니다. 할머니의 주름 하나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엄마의 말 한마디도 허투루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 문득 자기 곁에 있는 누군가의 마음도 알아차리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아울러 아이 곁에서 책을 읽어주실 어른들께도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유년의 그리움을 다시 만나는 포근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를 읽는 동안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23.5도의 기분 좋은 기울어 짐이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작고 평범한 것들이 유난히 반짝이는 별처럼 다가가기를 소망합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