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죽음을 떠올리며
삶의 마지막에 부치는 열 편의 부고장
“당신이 이 글을 읽게 되었다면, 저는 이미 이 세상에 없겠군요.”
『나의 부고장』은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최백호를 비롯해 아나운서, 가수, 소설가, 시인, 변호사, 과학자 등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온 열 사람이 아직 오지 않은 자신의 죽음을 떠올리며 쓴 열 편의 부고장이다. 무엇을 사랑했고 누구의 곁에 머물렀는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마지막까지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록했다.
누군가는 지나온 시간을 차분히 되짚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을 남긴다. 오래 품어온 후회와 그리움을 꺼내놓는 이도 있고, 유머와 농담으로 자신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이도 있다. 같은 형식에서 시작했지만 열 편의 글은 그들이 살아온 삶만큼이나 서로 다른 표정과 목소리를 지닌다.
삶을 정리하려고 시작한 글에는 거창한 성취보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한 저녁, 오래 기억되는 한마디, 미처 전하지 못한 사과와 감사가 남았다. 죽음을 쓰기 시작해서야 비로소, 한 사람을 살아 있게 한 순간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나의 부고장』에 담긴 열 편의 글은 죽음을 알리는 기록인 동시에, 한 사람이 이 세계를 지나며 남긴 삶의 이야기다. 언젠가 찾아올 마지막을 생각해본 사람에게도, 아직 죽음을 먼일로 여기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오늘의 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