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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것은 잘 보이지 않았다
글쓴이
윤경예 저
출판사
천년의시작
출판일
2026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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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윤경예

전남광주 진도 출생.
2018년 남구만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감출 때 가장 빛나는 흰빛처럼』이 있음.
2020년 목포문학상 본상 수상.
2021년 문학나눔 도서 선정.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윤경예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찾는 것은 잘 보이지 않았다』가 시작시인선 0577번으로 출간되었다. 윤경예 시인은 2018년 남구만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감출 때 가장 빛나는 흰빛처럼』이 있다.

문학이 삶의 비린 바닥을 박박 문질러 닦는 일이라면, 윤경예 시인의 새 시집은 그 문지름의 흔적이 고스란히 굳은살로 박인 서글프고도 결연한 기록이다. 시인은 존재의 가냘픈 떨림과 척박한 현실의 압점 사이에서 위태롭게 코너링하는 드라이버이자, 대장간의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처럼 삶을 벼려내는 장인이다.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지배적인 정서는 화려한 개화의 기쁨보다는 소외된 존재들의 서러움, 그리고 그 서러움을 ‘둥글게’ 말아 쥐려는 비장한 연민에 가깝다.

시집의 중심을 지탱하는 표제적 도상인 「모탕」은 세상의 도끼날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온몸이 깨지고 갈라지는 바탕나무의 운명을 상징한다. 모탕은 제 몸을 무너뜨리면서도 위의 나무들이 온전히 쪼개질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절대적 보시(布施)의 공간이다. 시인은 “금이 가면 간 대로 깨지면 깨진 대로 / 온갖 무늬를 만들어내는” 모탕 위에서 가계의 유전과 현실의 흉터들을 온전한 문학적 무늬로 복원해 낸다.

시인에게 봄은 축복이 아닌 ‘잘도 속아 준다는 봄볕 속’(「봄볕 속이었다」)이거나 구린내가 올라오는 화단이다. 시인은 햇볕이라는 폭력적 선명함으로부터 존재를 숨겨주는 ‘버들 그늘’이 되기를 자처한다. 「두부의 밤」에서 흩어지기 쉬운 콩물이 간수를 만나 넘어져야 단단한 살이 되듯, 모난 살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끝내 순결함을 잃지 않는 이들의 몸을 ‘두부’로 명명하는 시선은 눈물겹다.

이 시집을 읽는 일은 혀끝에 감기는 쌉싸름한 등골나물을 씹는 일과 같다. 등골이 빠지는 노동과 삶의 고통을 아는 자만이, 그 쓴 나물을 달도록 씹을 수 있다. 오늘 부러진 데가 많아서 온몸이 끊겨 있어도 새파랗게 살아 있는 존재들, 그들이 가진 푸른 상처는 결코 불법이 아니다. 그것은 수백 정의 총포보다 강한 ‘푸른 힘’이기 때문이다. 이 단도직입적이고도 눈물겨운 시편들이, 상처받은 세상의 모든 모탕들에게 나지막하고도 가장 단단한 ‘일침’이자 환한 ‘구애’로 가닿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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