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다.” 작가 류는 오래 만난 연인 수지와 사는 집 식탁에서 이 한 문장을 적고는 다음 문장을 잇지 못한다. 그런 그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는 곳은 집 근처 카페 ‘산호’다. 지연은 매일 아침 첫 손님으로 오는 검은 옷의 남자를 ‘1번 손님’이라 부르고, 수지가 집을 나간 날 밤 두 사람은 처음 술잔을 기울인다. 서로를 닮았다고 믿은 두 사람은, 그러나 끝내 서로를 오해한다.
제목은 소설 속 한 문장에서 왔다. “주먹으로는 다독일 수도 쓰다듬을 수도 없는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정작 손을 펴지 못하는 사람, 받은 만큼 갚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상대를 붙드는 사람. 이 소설은 손을 펴지 못한 채 서로의 곁을 맴도는 사람들, 그리고 그 마음이 어긋난 자리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부모 세대와 작가 또래가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본문 글자는 조금 크게, 자간은 넉넉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