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건 결핍을 계속해서 욕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질 수 있게 된 순간, 욕망은 여전히 욕망일까
열린책들 한국문학 시리즈의 두 번째 결정(結晶)
소설가 박지영의 『원했지만 여전히 갖지 못한 모든 것』 출간
열린책들 〈결정서가〉의 두 번째 책으로 박지영 작가의 『원했지만 여전히 갖지 못한 모든 것』이 출간되었다. 2025년 위픽 시리즈로 나온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와 같은 세계관을 가진 연작이다. 만 40세와 만 66세에 자신을 사물이나 비물질, 혹은 다른 사람으로 바꿀지 선택하는 〈생애전환 시행령〉이 수십 년째 이어지는 사회. 끝내 전환을 거부한 채 가난하고 고독하게 늙어 온 일흔일곱의 정원은 늙음이 새로운 유행이 되자 한 재단이 후원하는 첫 번째 〈올드독〉이 된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해 보라는 재촉에 한 달을 버티던 정원이 마침내 입 밖에 낸 것은 요트. 정원에게 요트는 60년 전, 같은 학교에 다니던 이해원과 허은진, 김정원 세 명이 함께 꿈꾸던 모든 것의 상징이었다. 정원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서고, 소설은 과거로, 더 먼 과거로 거슬러 항해한다. 그 물길 끝에서 서로를 원하고 질투하며 삼각형을 이루던 세 사람의 시간이 떠오른다. 그 시간을 지나며 정원이 돌아보는 것은 손에 넣은 것보다 끝내 손에 넣지 못한 것들로 채워진 생이다. 그러나 정원은 그 생을 체념으로 덮지 않는다. 일흔일곱에도 여전히 무언가를 원하며, 정원은 힘껏 휠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