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할 땐 멀쩡한 머리가 문제집만 펴면 말을 듣지 않는다. 분명히 외웠는데 시험지만 받으면 머릿속이 하얘지고, 오답 노트를 정리했는데도 같은 문제를 또 틀린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오랜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데도 성적이 제자리라면, 아이도 부모도 ‘노력이 부족해서’ 혹은 ‘머리가 원래 나빠서’라는 결론에 이르기 쉽다. 『공부할 땐 뇌 과학』은 그 결론을 뇌 과학으로 다시 살펴보는 책이다. 공부가 잘되지 않는 이유를 의지나 머리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방식이 뇌가 배우고 기억하는 원리와 맞는지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10대가 실제로 부딪히는 열두 가지 질문에서 출발한다. 게임은 몇 시간을 해도 괜찮은데 공부는 왜 10분만 해도 힘들까, 밤새워 공부하면 왜 다음 날 시험을 더 망칠까, AI한테 물어보면 정말 머리가 나빠질까, 별것도 아닌 일에 왜 갑자기 화가 날까. 도파민과 보상 예측 오류, 작업 기억, 망각 곡선, 잠과 기억, 운동과 BDNF 같은 뇌 과학 연구를 시험장과 오답 노트, 점심시간의 친구 이야기처럼 익숙한 장면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장마다 오늘 바로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해설을 가리고 답부터 쓴 뒤 확신하는 정도를 표시하는 오답 노트, 책을 덮고 백지에 쏟아 내기, 시험 10분 전 걱정을 종이에 적기, 새벽 공부 대신 아침 공부, AI에게 ‘답을 알려 줘’ 대신 ‘내 답은 어디가 틀렸어?’라고 묻기처럼 연구 결과에 근거한 구체적인 방법들이다.
이 책은 성적을 올려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안 되는 일이 있을 때 ‘나는 왜 이럴까?’라며 자책하던 질문을 ‘지금 나랑 뭐가 안 맞았지?’라는 질문으로 바꿔 준다. 공부 시간을 더 늘리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자기 뇌가 어떻게 배우는지 아는 일이다. 노력이 부족하다는 잔소리 대신, 10대와 부모가 함께 읽으며 공부의 조건을 바꿔 갈 수 있는 뇌 과학 공부 안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