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길을 걸었다.
그곳을 살아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지아의 산골 마을에서 튀르키예의 무너진 도시까지,
풍경 너머 사람들의 삶과 시간을 만나는 인문 여행
코카서스에서는 빙하를 향해 걷고,
트로이에서는 오래된 이야기를 만나고,
이스탄불에서는 커피가 건너온 길을 따라간다!
산과 도시, 신화와 역사를 오가며
여행자 배정철이 천천히 읽어 낸 문명과 기억의 흔적들
지도 위의 지명으로만 알던 곳에 직접 서면 무엇이 달라질까. 배정철은 조지아의 코카서스 산길과 튀르키예의 오래된 도시를 걸으며, 책 속의 이름에 바람과 풍경, 사람의 얼굴을 더한다. 빙하 아래 작은 마을에서 트로이와 에페소스의 유적까지,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그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을 들여다본다.
길 위에서 풍경은 인문학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왜 신화를 만들고 전해 왔을까. 침략과 지배 속에서도 한 공동체의 언어와 신앙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누구는 영웅으로 기억되고, 누구의 삶은 역사에서 잊히는가. 광장과 성벽, 수도원과 고대 극장을 지나며 저자는 왕과 장군의 이름 뒤에서 가족을 돌보고 일상을 이어 갔을 사람들에게 눈길을 보낸다.
직접 원두를 볶고 커피 강의를 해 온 저자에게 커피 한 잔도 세상을 읽는 실마리다. 작은 잔에서 교역의 역사와 노동의 흔적, 사람을 잇는 생활 문화를 만난다. 사라지는 빙하 앞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무너진 도시 앞에서는 문명과 삶의 유한함을 돌아본다. 낯선 땅의 역사와 신화를 만나고, 그 안에서 자신이 지나 온 날들과 남은 시간을 헤아리는 여행. 이 책은 오래된 길에 남은 인간의 흔적을 따라 오늘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되묻는 인문학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