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붉은 바위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페트라는 왜 그 거대한 도시를 바위 속에 만들었을까?
사해와 요르단강, 느보산과 왕의 대로에는 어떤 이야기가 남아 있을까?
『요르단, 일곱 기둥을 걷다』는 요르단을 직접 걷고, 보고, 경험하며 써 내려간 인문 여행기다. 와디 럼의 광활한 사막에서 시작해 페트라의 암벽도시, 카락과 사해, 마다바, 느보산과 요르단강, 제라시와 움 카이스, 수도 암만을 거쳐 고대의 길 ‘왕의 대로(King’s Highway)’와 얍복강까지 요르단 곳곳을 따라간다.
그 길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여행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영화 《마션》의 촬영지가 된 와디 럼에서는 붉은 사막을 달리고 밤하늘의 별을 만난다. 페트라에서는 좁고 긴 시크를 지나 거대한 암벽도시 속으로 들어간다. 지구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 사해를 지나 성경 속 모세가 약속의 땅을 바라보았다는 느보산에 오르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진 마다바의 모자이크 지도와 로마 도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제라시를 걷는다. 수도 암만에서는 오래된 성채와 시장, 음식과 사람들을 통해 오늘의 요르단을 만난다.
하지만 이 책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왜 이곳에 이런 도시가 생겼을까?” “누가 이 길을 걸었을까?” “이 유적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라는 질문을 따라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간다.
그렇게 여행길에서 성경과 그리스 신화가 만나고, 나바테아의 대상들이 오가던 향신료 교역로와 로마의 도시가 이어진다. T. E. 로렌스와 아랍의 역사가 등장하고, 오래된 왕국과 제국의 흔적 위로 오늘날 중동의 국경과 난민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한 장소를 여행하면서 고대와 현대를 함께 보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보여주는 요르단 여행의 특별함이다.
그 생생함은 오랜 현장에서 나왔다. 저자는 중동·코카서스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여행과 연구를 이어왔고, 요르단 전역을 20회 이상 답사했다. 관광객으로 한 번 지나친 풍경이 아니라 여러 계절과 시간 속에서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걸으며 발견한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래서 잘 알려진 유적뿐 아니라 여행자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풍경과 장소에도 오래된 이야기가 살아난다.
책은 요르단을 고독·창조·욕망·경계·침묵·정체·변환이라는 ‘일곱 기둥’으로 나누어 여행한다. 이것은 단순한 철학적 주제가 아니라 여행의 길잡이다. 와디 럼에서 페트라로, 사해에서 요르단강으로, 제라시에서 암만으로 장소를 옮길 때마다 새로운 풍경과 역사, 사람이 등장하고 일곱 개의 주제가 하나의 긴 여정으로 연결된다.
요르단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눈앞의 유적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는 여행의 배경이 되고, 아직 요르단에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사막과 고대도시, 성경의 땅을 직접 걷는 듯한 여행의 경험을 건넨다. 그리고 이미 다녀온 사람에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요르단을 보여준다.
페트라만 보고 돌아오기에는, 요르단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그 오래된 길을 따라 요르단을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재미있게 여행하는 방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