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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유가 아니라 불안이 온다
글쓴이
에밀 뒤르켐 저
출판사
비원
출판일
2026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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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에밀 뒤르켐

마르크스, 베버와 함께 근대 사회학의 기초를 놓은 프랑스의 사회학자. 오귀스트 콩트에서 싹튼 사회학을 독자적이고 체계적인 학문으로 정립하는 일에 누구보다 헌신한 인물이다.
1858년 알자스 로렌 지방의 작은 도시 에피날에서 태어났다. 부친, 조부, 증조부 모두 랍비였으나 그는 집안 전통을 따르지 않고 학자의 길을 걸었다. 종교에 대한 평생의 관심도 신학적이라기보다 학문적이었다. 1879년 파리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해 앙리 베르그송, 장 조레스와 함께 공부하고 철학자 에밀 부트루, 역사학자 퓌스텔 드 쿨랑주 등의 가르침을 받았다. 졸업 후 철학 교사로 지내다가 독일로 건너가 사회학을 공부하며 많은 논문을 발표한다. 1887년 보르도 대학에 임용되어 1896년 정교수가 되었다. 당시 그의 지적인 영향을 받은 조카 마르셀 모스도 이곳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02년 소르본 대학으로 옮겨 1917년 사망할 때까지 사회학과 교육학 교수로 있었고, 1913년 프랑스 사회학회 초대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사회학이라는 학제를 강화하고 그 학문적 토대를 다졌다.
1890년대 주요 저서들을 왕성하게 집필했다.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아노미의 극복과 사회통합 문제를 다룬 『사회분업론』(1893, 박사학위 논문), 과학으로서의 사회학을 선언하고 그 방법론을 제시한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1895), 사회현상으로서의 자살을 통계와 자료를 통해 선구적으로 분석한 『자살론』(1897)을 차례로 펴냈다. 1898년 『사회학 연보』(L’Annee Sociologique)를 창간, 당대 지성들이 참여하면서 이른바 뒤르켐 학파를 형성했다. 1912년 ‘사회적 사실’로서의 종교를 분석한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를 펴냈다. 1916년 전쟁에 나간 아들이 사망하자 충격을 받고, 이듬해 뇌졸중으로 삶을 마감했다. 사회 문제는 ‘구조적’이라고 말할 때 뒤르켐은 여전히 호명된다. 근대국가가 수립되던 프랑스 제3공화국의 혼란기를 살며 연대와 통합, 개인과 공동체 문제에 천착하며 자신의 사상을 펼쳤던 뒤르켐은 오늘 우리 사회에도 깊은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규칙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유가 아니라 불안이 온다.”

월요일 아침 옷장 앞에 서면 우리는 오늘 입을 옷을 스스로 고른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반바지와 슬리퍼는 처음부터 후보에 없고, 팀장의 셔츠 색이 어느새 기준선이 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읽어 준 적 없는 규정을 우리는 정확히 지키고 있습니다. 에밀 뒤르켐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규칙에 이름을 붙인 사람이었습니다.
1897년에 펴낸 『자살론』에서 뒤르켐은 통계표 속 이상한 숫자에 주목했습니다. 빈에서 금융 위기가 터지자 자살이 늘었는데, 통일 뒤 막대한 배상금으로 부유해진 독일에서도 1875년부터 1886년 사이 자살이 90퍼센트 늘었습니다. 가난만큼 갑작스러운 부유함도 사람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에서 그는 한 낱말에 이르렀습니다. 규칙이 힘을 잃은 상태, 아노미입니다.
『규칙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유가 아니라 불안이 온다』는 시대철학 시리즈 12권으로, 사회적 사실, 연대, 아노미, 통합, 재건의 다섯 장으로 뒤르켐의 생애와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 『사회분업론』, 『자살론』,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를 따라갑니다. 출퇴근 시간이 없는 일, 끝없이 이어지는 화면, 연애 앱과 연봉 비교 같은 오늘의 장면에 그의 진단을 겹쳐 읽습니다. 비판받아 온 대목도 감추지 않고 함께 짚습니다.
이 책은 옛 규칙으로 돌아가자는 책이 아닙니다. 규칙이 없어도 무너지고 규칙이 숨 막혀도 무너진다는 것, 사람을 지키는 것은 규칙의 양보다 알맞음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책 곳곳에서 독자가 자기 하루에 직접 해 볼 수 있는 작은 실천도 건넵니다.
오늘 하루에서 끝이 없는 것 하나를 골라 스스로 끝을 그어 보십시오. 화면을 끄는 시각, 충분하다고 말할 기준 하나면 됩니다. 백이십여 년 전 통계표 앞에서 내려진 진단이 오늘 당신의 불안을 다스리는 첫 선이 되어 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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