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의 버섯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삶의 일부다. 비가 그친 숲길의 풍경은 발밑에서 달라진다. 낙엽 사이에는 둥근 갓이 솟아 있고, 오래된 나무 옆면에는 선반처럼 얇은 구조가 겹쳐 있다. 풀밭 가장자리에는 작은 버섯들이 띄엄띄엄 나타난다. 비가 모든 버섯을 한꺼번에 만들어 낸 것은 아니지만, 습기가 높아진 날의 숲은 평소 보이지 않던 생식 구조를 드러내기 쉽다. 걷는 사람은 이를 새로 태어난 생명으로 받아들이지만, 그 자리에 있던 균류의 생활은 눈에 보이는 버섯보다 먼저 시작되었을 수 있다.
이 책이 먼저 붙드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질문의 방향이다. 눈에 띈 것은 무엇의 일부인가. 그것이 나온 바닥은 흙인가, 낙엽인가, 썩어 가는 나무인가. 보이는 모양이 생물의 모든 활동을 설명하는가. 같은 장소를 다음 주에 찾았을 때 버섯이 없다면, 그 균류도 사라진 것인가. 이 질문들에 답하려면 우리가 ‘버섯’이라 부르는 것과 생물학에서 ‘균류’라 부르는 것을 먼저 구별해야 한다.
숲속 균류가 하는 일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흔히 ‘분해’가 나온다. 낙엽과 죽은 나무를 분해하는 균류의 역할은 실제로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균류를 청소부라고 부르면 설명이 틀어진다. 어떤 균류는 살아 있는 식물의 뿌리와 관계를 맺고, 어떤 균류는 식물 조직 안에서 뚜렷한 증상 없이 살아가며, 어떤 균류는 병을 일으킨다.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이 한 숲에 겹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유익한 균’과 ‘해로운 균’이라는 단순한 구분을 넘어설 수 있다.
균사와 분해, 공생을 따라 숲의 연결을 읽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