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세포 안에서는 생명을 잇는 일이 이어집니다. 몸을 이루는 세포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작지 않다. 막은 물질의 이동을 조절하고, 효소는 화학 반응을 이어 붙이며, 유전정보에서 만들어진 RNA는 단백질 합성에 쓰인다. 필요해진 단백질은 정해진 장소로 옮겨지고, 오래된 구성물은 분해된다. 어떤 세포는 분열을 준비하고, 어떤 세포는 분열하지 않은 채 평생의 대부분을 보낸다. 같은 몸속에서도 세포의 업무는 한 가지 일정표로 정리되지 않는다.
이 책은 세포의 이름을 외우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막의 성질이 에너지 소비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DNA의 정보가 왜 곧바로 단백질의 양과 같지 않은지, 단백질이 만들어진 장소와 작동하는 장소가 왜 다른지를 차례로 살핀다. 후반부에서는 이 개념들을 물질 수송, 세포의 운동, 분열, 외부 신호, 노후 구성물의 처리, 세포사멸에 적용한다. 앞에서 설명한 말을 다시 늘어놓는 대신, 매번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관찰 근거와 설명의 한계를 비교한다.
생명과학의 설명은 사진 한 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미경으로 보인 작은 점은 분명 관찰이지만 그 점이 어떤 분자인지는 표지를 붙이거나 별도 실험을 해야 판단할 수 있다. 특정 단백질을 억제했더니 세포가 움직이지 않았다는 결과는 중요한 단서다. 그러나 곧장 '그 단백질 하나가 움직임을 모두 지배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단백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다른 기능이 함께 영향을 받았는지, 대조군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세포가 살아 있는 상태인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막·에너지·정보·합성에서 수송·분열·신호·죽음까지. 이 책과 함께 주제를 이해하는 기준을 차근차근 세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