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의 철자를 알아도 주문 한 문장 앞에서 멈출 수 있다. 가상의 장면을 떠올려 보자. 카페 직원이 Bonjour라고 인사한다. 글에서는 아는 말인데 막상 들으니 한 덩어리로 지나가고, 답하려는 순간 입이 멈춘다. 철자와 소리가 한 글자씩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막막함을 긴 문법 설명으로 덮지 않는다. 들리는 소리를 구별하고, 철자에서 소리를 예상하고, 상황에 맞는 짧은 말을 선택하는 순서로 첫 대화를 준비한다.
이 책의 독자는 프랑스어를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성인이거나, 배운 적은 있지만 말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성인이다. 시험을 위한 문법 전체를 빠짐없이 담으려 하지 않는다. 카페에서 인사하고, 자신을 소개하고, 필요한 물건을 부탁하고, 길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첫 문장을 다룬다. 여기서 첫 문장이란 아무 상황에서나 통하는 마법의 문구가 아니다. 누가 듣고 있는지, 지금 무엇을 알고 싶은지, 대답을 들은 뒤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따라 바꾸어 쓸 수 있는 작고 정확한 문장이다.
처음에는 뜻을 몰라도 소리의 차이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다음에는 보이는 글자 몇 개가 한 소리를 만드는 경우를 읽는다. 그 뒤에 인사 한마디를 고른다. 인사는 단어를 맞게 기억하는 문제만이 아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할 말과 가까운 친구에게 할 말이 다르며, 만나면서 하는 인사와 헤어지면서 하는 말도 다르다. 이렇게 소리, 문자, 사회적 상황을 차례로 연결하면 문법은 암기 표가 아니라 말하기 선택의 이유가 된다.
소리와 문장 뼈대를 생활의 짧은 대화로 연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