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눈을 감으면, 오늘 본 것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모아 온 사진에서 꿈의 흔적을 찾는 사진 산문집.
낮 동안 수없이 많은 장면이 눈앞을 지난다. 알게 모르게 스쳐 간 것들은 잠이 들면 서로 뒤섞여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앞이 잘 보이지 않던 무렵, 무섭게 흘러가다 끝에서 갑자기 환해지는 꿈을 꿨다. 꿈은 현실을 반영한다는 말에, 사진에 꿈의 조각이 흩어져 있을까 싶어 모아 둔 것들을 헤집었다. 세로로 흐르던 흰 구름이 사진 사이를 비집고 나오더니, 깨어 있던 날도 딸려 나왔다. 대수롭지 않게 시작해 두서없이 흘러간 날이었다.
제목 『SAIro』는 틈을 지나간다는 우리말 ‘사이로’와, 거둬들인 것을 쌓아 두는 원통형 저장고 ‘サイロ(sa.i.ro)’에서 왔다. 하나는 지나가는 쪽에, 다른 하나는 남겨 두는 쪽에 가깝다.
지금은 막연한 것들 사이에, 다음에 마주칠 모습이 흐릿하게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