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왕>, 1999년 김지운 감독의 영화다.

제일 좋아하는 배우, 송강호를 처음 발견한 영화이면서,
<장화 홍련>과 <달콤한 인생>을 재밌게 본 감독의 영화였다.
<조용한 가족>도 참 잘 된 영화라고 하는데, 공포영화 같아서 안 봤다.
조만간에 디비디로라도 봐야겠다.

하지만 그 전에, 다시 본 <반칙왕>.
예전에 한번 아무 정보 없이 케이블에서 해준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얼마나 웃기던지, 처음부터 끝까지 깔깔대며 봤었다.

아, 얼마나 꿀꿀한 인생인가.
외모나 가정, 직장 등등 특별히 잘난 것도 없는 평범한 은행원이다.
아니, 오히려 잘 하려고 뭘 해도 늘 실수가 나고,
아침이면 지하철에서 시달리다 늘 직장에 늦어 더 구박을 받고,
실적도 변변찮아 남들 앞에서 은행 상사에게 늘 욕만 얻어먹고,
더 심한 건 헤드락을 당하는 일이다. 굴욕의 극치다.
마음속으로 같은 은행의 여직원을 짝사랑하지만 표를 낼 수도 없다.
길에서 청소년들의 불의를 보고도 도망을 가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