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오는 과정, 또 그 책을 독서라는 경험으로 이끌기까지 책의 뒷면에는 저자,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의 지난한 협업 과정이 배어 있다. 이 중 북디자인은 책의 판형, 표지 · 내지 디자인, 앞뒤날개, 책등, 종이의 재질, 인쇄, 후가공 등 책의 외형을 모두 총괄하는 일이다.
편집자가 책의 콘셉트와 예상 독자를 고려한 북디자인을 의뢰하면 디자이너는 책의 정체성에 맞는 디자인 흐름을 살피며 작업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나누는 대화는 주로 크기, 색깔, 서체 그리고 일정 등으로 모아진다. 편집자는 작업된 디자인에 대해 설명할 길이 어려워 “바꿔 주세요”라고 외치고, 디자이너는 수정되어야 할 명확한 이유를 몰라 난감하기만 하다. 애매한 느낌은 확실하지만 적확한 표현을 찾기란 어렵다.
“모르면 볼 수 없고, 제대로 볼 수 없으면 말할 수 없다. 또 말하지 못하면 그만큼의 북디자인이 될 수밖에 없다.” 디자이너와의 즐거운 소통을 위해 편집자도 디자인적 사고를 갖추면 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책에 구현된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짜임새 있는 책을 만들 수 있다. 편집자는 언어의 틈에서 시선의 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