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네팔, 일본을 덮친 대지진들
그리고 백두산 이상 징후
슬금슬금 다가오는 지진 위기!
한반도에도 초거대 지진이 닥쳐올지 모른다!
1518년 7월 2일 갑자기 지진이 있었다. 소리가 우레와 같았으며 천지가 동요했다. 건물이 위로 오르고 흔들렸다. 마치 작은 거룻배가 풍랑을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며 장차 전복하려는 것 같았다. 사람과 말이 놀라 쓰러졌으며 이로 인해 기절하는 자가 많았다. 성과 건물이 무너져 내렸으며, 나란히 있던 항아리가 서로 부딪쳐 깨지는 경우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지진이) 혹은 그치고 혹은 일어나 밤새도록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두 빈 마당에 나가서 압사당하는 것을 피했다. 이로부터 이러한 형세가 점차 없어졌으나 지진이 없는 날이 없었다가 마침 내(그)달이 끝나서야 그쳤다. 팔로(八路)가 모두 그러했는데, 전에 없던 드문 이상한 일이었다.
- 무인년 지진에 대한 김안로(金安老)의 글
조선 중기 중종 때의 문신이요 척신으로 유명한 김안로가 남긴 지진 기록이다. 한반도는 오랫동안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지진 안전 지대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김안로의 기록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반도에서 언제, 어느 날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최근 칠레와 네팔을 강타한 지진이나 몇 년 전 일본과 중국에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를 입힌 지진과 쓰나미가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백두산 이상 징후, 한반도 동남단 양산 단층과 울산 단층의 이상 활동 징후 등의 기사가 신문 지면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구 과학적, 지진학적 관심이 새삼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유언비어에 가까운 낭설과 소문만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고 지구 과학과 지진학에 확고한 기초를 둔 과학적 발언은 관계 요로에서만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최고의 지진학 권위자에게 한반도의 지진 위기에 대해 물어 보면 어떨까?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이기화 서울대 명예 교수의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는 바로 잠재된 지각 변동의 공포 속에서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에게 해갈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이기화 교수는 한국 과학계 지진학 박사 1호이다. 캐나다의 빅토리아 지구 물리학 연구소에서 연구를 했고, 1978년 홍성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일어나 홍성 읍성이 무너지는 등 당시 통화로 5억 원 상당의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해 서울대에 교수로 부임해 척박한 한국 지구 과학계에 지진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심었고, 크게 키워 낸 한국 지진학의 태두(泰斗)라고 할 수 있다.
이기화 교수는 지진파 분석으로 한반도 지각 구조를 정확하게 밝혀냈고, 한반도 남단 양산 지역의 단층인 양산 단층이 활성 단층임을 밝혀냈다. 심지어 양산 단층이 규모 7 이상의 지진을 발생시킬지도 모를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층 연구해 경부 고속 도로가 가로지르고 원자력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중화학 공업의 중심지가 모여 있는 한국 경제의 대동맥이자 심장인 울산, 포항, 양산, 부산 등지의 지진 안정성에 대한 연구를 개척해 낸 한국 과학계의 원로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는 바로 이 이기화 교수가 평생에 걸친 연구 성과를 정리해서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저술한 과학 교양서이다. 지진학 역사에서 분기점이 된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지진파, 지진 현상, 지진 재해 등 지진학과 관련된 거의 모든 문제를 거의 모든 독자를 위해서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들을 삼국사기 등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해 한반도에서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치밀하게 추적하고 있어 한반도 지진 안전성에 궁금증을 가진 많은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