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 자본가의 계보와 유형을 탐색하다
초기 한국 자본주의를 구명하다
자본주의는 어떤 과정을 통해 한국에 정착될 수 있었을까? 자본주의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게끔 활발하게 자본주의적 경제 활동을 벌인 인물로는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초기 한국 자본주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한국 자본주의 발달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묻고 넘어가야 할 질문들이다. 그러나 초기 한국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식민지 근대화론과 내재적 발전론을 둘러싼 논란만 부각될 뿐, 정작 탐구해야 할 위의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지는 듯하다.
그동안 《한국근대자본가연구》(2002) 등의 저작을 통해 한국 자본주의 연구에 천착해온 저자 오미일은 근대의 다양한 자본가 군상을 그들의 사회적 신분이나 배경, 자본 축적 토대와 경로 등 몇 가지 기준에 의해 분류하여 각 유형의 대표적인 자본가들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2014년 3월 출간했던 《근대 한국의 자본가들―민영휘에서 안희제까지, 부산에서 평양까지》는 그 결과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공장과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한 근대 자본가들의 경제적 실천과 사회정치적 행동을 분석함으로써 초기 한국 자본주의를 구명하려 했다. 성실하고 꼼꼼한 탐색을 인정받아 2015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료 부족으로 안희제의 백산상회 운영 분석이 다소 미진했고, 저자는 이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새롭게 출간하는 개정판은 이 못다 한 숙제를 일부 보강한 것이다. 부산 지역에서 발간된 일본어신문 《조선시보》와 《부산일보》의 광고면을 뒤져서 밝혀낸 새로운 사실을 반영하여 백산상회의 설립과 운영 등을 좀 더 상세하게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