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차숙의 이번 시편들에는 첫 시집『사랑은 저지르는 자의 몫이다』, 두 번째 시집『앞지르기』에 비해 인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안정되고, 무게가 실려 있다는 점도 눈여겨보게 한다. 말하자면, 앞의 두 시집의 작품과는 연장선상에서든, 새로운 세계에의 지향이라는 대목에서든, 안이나 바깥을 들여다보고 내다보는 눈높이와 깊이가 현저해지고, 목소리가 두드러지게 무르익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성과 정감의 언어들에 이성이 은밀하게 개입함으로써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균형감각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해 값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