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래선 안 돼.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어.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우지연……. 교생 실습을 나가던 첫날, 벚꽃이 눈꽃처럼 흩날리던 길에서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말없고 무심하며 때론 건방지기까지 한 그 아이는 순식간에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아니라고 우겼습니다. 안 된다고 잘라냈습니다. 그렇게 잊은 줄 알았는데. 4년이 지난 지금 그 애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제 난 그를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나이가 어리다고 느끼는 감정까지 어린 줄 알아요?”
류현수……. 두꺼운 안경, 까만 정장, 흰 블라우스…… 마치 오래된 흑백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얼굴. 참 고리타분한 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바보스러울 만큼 순진했어요.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화낼 줄을 몰랐죠. 그 따뜻함에, 그 순진함에 조금씩 빠져드는 날 느끼면서 어느 순간 내가 그녀를 한 사람의 여자로 바라보고 있단 걸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