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신적 모유 『삼국유사』를 쓴 일연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승려, 삼국유사의 저자, 문인?” 그런데 그렇게 정리하고 말 일이 아니다. 승려로만 보기에 그는 다양한 사회적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문인으로만 보기에 그가 걸어간 사상의 궤적은 복잡하다. 무인정권의 혼란, 몽골과의 전쟁, 몽골을 대리해서 치러야 했던 일본 정벌 ― 고난의 시대 13세기는 그런 비슷한 역정의 세월을 살았던 20세기의 우리에게 각별하다. 13세기와 20세기는 안팎으로 국난에 시달리다 끝내 남의 나라로부터 간섭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중심에 일연이 있다.
『삼국유사』에 대한 연구서와 논문은 그간 숱하게 나왔으나 정작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을 다룬 책은 하나도 없었다. 이번 현암사에서 출간한 『일연을 묻는다』는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의 행적을 뒤쫓아 가 삼국유사의 행간에 숨은 의미를 샅샅이 파헤친 13세기 여행 보고서다. 삼국유사 전문가 고운기 선생이 일연비문에 남아 있는 기록과 삼국유사 이야기를 토대로 일연의 일대기를 선보였다. 큰 나라의 틈바구니에서 약소국의 비애를 느낀 13세기의 지식인이요 국사였던 일연이 ‘왜 삼국유사를 집필하게 되었는지’ ‘삼국유사 이야기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일연의 탄생과 입적까지의 과정이 어떠했는지’ 등 일연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또한 오늘날 삼국유사에서 현재의 난국을 해결할 실마리와 아이디어까지 엿볼 수 있어 삼국유사를 바로보는 데 꼭 필요한 ‘삼국유사 종합선물 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