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동아일보」신춘문예로 데뷔한 박라연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당선작이자 첫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시인은 그 후 『생밤 까주는 사람』,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공중 속의 내 정원』을 잇달아 펴내면서 활발한 시작활동을 선보여 왔다.
6년이라는 비교적 긴 침묵 끝에 내놓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어떤 근원적인 통증을 앓음과 동시에 해소에 이르는 과정을 아주 유연하면서 무르익은 언어로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용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품이 그 속엣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커다란데 여기에는 사람과 사람 이상의 삶에 대한 욕심을 다 내어버린 시인의 빈자 같은 마음에서 우선 기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