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강세철은 바람과 빛의 현란한 움직임들을 누구보다 예리한 메스(카메라)로 잘게 분해해낸다. 이 사진집은 그의 데뷔작이자 한 번 보고 나면 뇌리를 좀체 떠나지 않을, 데자뷰들로 가득 찬 또 다른 세계로 가는 좁은 길이다. 누구나 다니는 평범한 세계가 그의 정확한 셔터-칼질에 의해 아무나 드나들 수 없는 좁은 발견의 세계로 변한다. 이것은 한권의 사진집이자 시집이다. 시각(의미)과 청각(소리)이 하나로 만나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제시할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들은 단지 모노톤으로 된 '흑백 TV'를 시청해왔을 뿐이다. 각 장의 사진들이 던지는 날카로운 울림들이 리듬을 탄 소리들을 따라 더 멀리 퍼져 나간다. 이 책은 '지금 지나가는' 순간들을 붙잡아두는 애절한 한편의 노래이며, 현장성을 보존하고 있는 증거물이다. 이미지들은 소리로 변해 울려 퍼질 것이고, 소리들은 이미지가 되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할것이다.
'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진이고, 사진은 눈에 보이는 시'이며, '사진이 시를, 시가 사진을 끌어안는 순간, 갇혀 있던, 닫혀 있던 감수성이 활짝 '열리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살아 있는 순간을 기록한 '살아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놓칠 수 없는 순간들이 내뱉는 메아리가 독자들의 뇌리를 울리며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낯설고도 낯익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