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어느 고등학교 역사 수업에서 실제 벌어진 일을 각색한 소설. 유연하고 개방적 사고방식을 지닌 신세대 교사인 벤로스는, 잔인무도한 나치 병사들이 활개 치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수수방관했던 상황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파도`라는 이름의 실험을 준비한다. 그리고 파시즘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교사가 고안한 이 교실 실험에 학생들은 우롱 당했다.
어떤 집단의 힘이 커지다 보면 거기에 속한 개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채 자기 권리를 포기하기 쉽고, 그러다 엉뚱하게도 자기가 속한 집단 밖의 사람들을 향해서 함께 집단의 권력을 남용하고 점점 그악스러워져 얼마 후에는 아무렇지 않게 몹쓸 짓을 일삼는다.
이 책에 실린 사건은 민족이나 국가 같은 거창한 규모의 역사는 아니지만 평범한 동네 작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도 그와 똑같이 왜곡될 수 있고, 그러면 곧 겉잡을 수 없이 끔찍한 면모를 드러낸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