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장대 위에 모자가 걸려있어요. 모자를 살포시 눌러쓰고 가을 소풍을 떠날 아이를 기다리는 듯 가만히 앉아있어요. 그리고 가을을 대표하는 것들이 하나씩 장대위에 앉습니다. 잠자리, 가을 운동회, 소풍날 먹은 김밥, 축제, 가을밤에 열리는 음악회, 한가윗날 뜨는 보름달까지. 아이들에게 가을은 파란 하늘과 함께, 장대 위에 올려놓은 놓치기 싫은 순간들이에요.
여러 가지 즐거운 행사들이 지나고 나면 가을은 어느새 훌쩍 달아나 버려요. 마지막 장을 보면 장대 위에 겨울이 오는 듯 눈송이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붙잡고 싶은 순간이라도 시간을 흘러가기 마련이고 아이들은 좋은 추억들을 가슴 속 깊이 새겨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