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의 『삼국유사』에 담긴 수많은 설화는 역사이면서도 상상 속의 이야기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이면서도 초자연적인 구도(求道)의 기록이다. 일연은 때로 『삼국사기』나 그밖의 역사책을 검토하면서 그 기록의 오류를 찾아내고 바로잡았다. 우리는 일연이 채택한 기록을 상상 속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일연 자신은 엄격한 사관(史官)의 모습으로 집필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유사의 글쓰기이다. 사(事)는 사(史)가 아니었지만, 그는 사(史)를 편찬하는 객관적인 마음자세로, 그렇지만 구도(求道)하고 전법(傳法)하는 자세로 유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