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촬영하기 시작한 전통 ‘탈’ 시리즈는 역동적인 춤사위를 통해 탈을 기록했던 기존의 작업들과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낡은 천을 배경삼아 대상을 주변과 격리시킴으로써 인물과 탈을 돋보이게 했으며, 흑백으로 작업을 해 탈과 의상 특유의 현란한 색상에 가려 자칫 놓치기 쉬운 ‘탈 자체의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했다. 작품 하단은 포커스를 아웃시킴으로써 마치 대상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양주별산대, 봉산탈춤, 가산오광대, 관노가면극, 동래야류, 강령탈춤, 수영야류, 고성오광대, 은율탈춤, 하회별신굿, 통영오광대, 송파산대 등 전국 각지의 탈춤패들과 동행하며, 신명나게 공연하기 직전 혹은 무대에서 내려온 직후의 모습을 초상으로 담아냈다. 탈이 태생적으로 지닌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가능한 한 정직하게 대상을 포획하고자 한 작가는 지극히 정적인 탈의 초상을 완성시켰다. 이를 통해 탈을 통해 드러난 얼굴 그리고 가려진 얼굴 의 진면목을 고요히 응시하고자 한다.
2003년 탈 작업의 일부를 모아 일본에서 한정판으로 출판된 사진집『bohnchang koo』의 서문을 쓴 평론가 이이자와 고타로는 “작가는 단지 전통문화를 충실하게 기록하려는 것만이 아니고 예술적인 표현, 현실과 환상, 전통과 현대가 독특하게 섞이고 융합하도록 시도하였다”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