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오감도는 왜 조감도가 아니고 오감도가 되었을까? 이름도 왜 엉뚱하게 이상으로 바꿨을까? 김유정은 왜 이상이 제안한 동반자살을 거부했을까? 그리 오래 살지도 못할 거면서 말이다. 만약, 김유정이 이상의 저주 때문에 먼저 죽었다면 이야기가 될까?
이 이야기는 이런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대단한 활동을 펼쳤던 임화가 진짜 미제 스파이인지, 백석의 나타샤가 누구인지, 이태준이 정말 모스크바 티켓이라는 단순한 유혹 때문에 월북했는지, 정지용과 박태원의 월북은 강제 납북인지, 아니면 자진 월북인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여류 문인인 노천명 모윤숙 최정희의 로맨스는 왜 유부남이어서 지탄의 대상이 되었는지 등등.
1편부터 5편까지는 1930년대 인사들의 청춘시절에 대한 이야기다. 모던 경성 시대의 낭만성과 카프의 해체, 그리고 변절에 이은 친일의 과정을 그렸다. 6편에서는 이제 중년으로 접어든 이들이 해방을 맞아 좌우로 대립하는 이념의 격동기를 다루었으며, 마지막 7편에서는 한국전쟁을 통해 겪게 되는 그들의 운명과 최후의 순간을 담았다.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팩션 형식을 취했으며, 모든 인물의 유형을 아이러니와 풍자에서 흔히 등장하는 에이론적 인물보다 알라존적 인물에 맞추어 희화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