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디자인은 예술을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예술적’이라는 수식어가 디자인에 대한 찬사로서 쓰였고, 디자이너들은 예술가이기를 자청했으며 여기에 이론가들은 ‘디자인은 유용한 예술이다’ ‘자본의 예술이다’라는 일회성 정의를 붙이는 등 디자인과 예술을 손쉽게 접붙이기했다. 저자 우타 브란데스는 이러한 정의에 버럭 짜증을 낸다.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을 공부하고 디자인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디자인 잡지를 편집하는 등 광범위한 활동을 해 온 그녀는 예술에 천착하는 디자인 이론을 가만 두고 볼 수가 없는 모양이다. 우타 브란데스는 디자인이 예술과의 억지연애가 아닌, 사회/문화와 열애 중임을 인정하고 그 관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시선으로 본 세계의 디자인과 일상 속 디자인에 대해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불평을 쏟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