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체를 호모 사피엔스로 결정짓는 유전자는 무엇일까? 살이 찌지 않게 만드는 유전자와 조기 노화를 촉진하는 유전자, 브로콜리를 싫어하게 만드는 쓴맛을 느끼는 유전자는 또 무엇일까? 이 책은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신기하고 독특한, 다른 한편으론 비극적이고 기묘한 유전자 이야기와 인간 지놈에 얽힌 아주 별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특이한 유전자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작가가 들려주는 유전학의 최신 동향 이야기도 흥미를 더하는, 정보와 교양이 함께 어우러진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생선 비린내를 유발하는 유전자, 검은 오줌을 만드는 유전자, 늑대인간 유전자, 칼리코 고양이 유전자 같은 진귀하지만 드물지 않게 발현하는 유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또한 빛이 닿으면 피를 흘리는 제브라피시 속에 들어 있는 흡혈귀 유전자 같이 습성이나 외부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소개한다. 의사들은 남자아이의 주황색 편도선을 치료하면서 탄지어 섬 유전자를 찾아냈고, 과학자들은 현재 주황색 편도선이 콜레스테롤 대사장애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윌슨 병은 몸 밖으로 구리를 내보내지 못하는 유전자 결함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정신분열증과 같은 신경계통 이상을 유발한다. 윌슨 병은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희귀한 질환을 만드는 유전자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유전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는 과학자들, 그리고 병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환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저자가 머리글에서 썼던 것처럼, 유전자가 저장하고 있는 복잡한 정보를 우리 몸이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내고 우리의 이해력이 높아진다면 그보다 더 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리 길지 않지만, ‘생물학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재미있고도 흥미로운 지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