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뒤 부슈롱. 이 낯선 이름의 신인 작가의 나이는 올해로 78세이다. 그는 항공산업에서 테제베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길'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산업분야에 평생을 바쳐온 그는, 그러나 '소설'에의 꿈은 버릴 수 없었던가 보다. 그는 76세의 나이에 첫 소설 '짧은 뱀'을 완성한 뒤, 갈리마르 출판사에 우편으로 원고를 보냈다. 이 작품은 1년에 만여 건이나 답지하는 원고들 틈에 섞여 출판사에 전달되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편으로 접수된 만여 건의 원고들 틈에서 이 작품의 진가가 발견되었고, 보수적인 권위로 정평 높은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상이 이 76세 노인의 첫 소설에 돌아간 것이다.
소설은 '짧은 뱀'이라는 한 척의 선박에 오른 사람들의 잔혹한 종교적 모험을 그린다. 14세기 말경 야만의 지옥에서 타락의 길을 걷고 있는 북방동토(누벨툴레)의 기독교도들을 구원하기 위해 교황특사인 몬타누스 주교가 이끄는 원정대가 출발한다. 이 원정대는 빙산과 폭설로 고립된 혹한의 섬을 찾아가는데, 선교라는 미명하에 온갖 고문과 처형, 심지어 그곳에서 자행되던 식인과 간음에까지 동참함으로써, 스스로 지옥의 화신이 되어간다.
몬타누스 주교의 보고서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에는 북유럽의 가톨릭 종교와 에스키모인의 속세가 마치 콘키스타도르와 중남미 원주민들의 그것처럼 서로 충돌하는 가운데 빚어지는 문명과 야만의 갈등이 섬뜩하게 드러나 있다. 인간의 신념과 상식이 얼마나 무력한 것인가를 희화적이며 충격적인 우화로 그려낸 놀라운 작품. “소설의 저자가 나이 70대의 노인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그의 언어와 소설적 재능이 어느 기성작가도 부러워할 만한 수준에 있기 때문에 독자들의 놀람과 의문은 더 클 수밖에 없다.”라고 는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