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도 아닌 레닌에 대한 관심? 왠지고개가 갸우뚱거릴 일인지고 모른다. 마르크스는 그래도 고전적인 반열에 오른 만큼 탁월한 이론가였던 반면에 레닌은 결코 그렇게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와 더불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상품의 시인이자 자본주의의동학을 완벽하게 서술햇던 마르크스에 비해 레닌은 역시 20세기를 이룬 세계 정치에 흔적을 남겼던 가장 커다란 재앙, 결국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독재체제로 귀결되고 만 현존 사회주의 실험을 대표했던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혁명이 다가온다』는 우리 삶의 구석 구석을 파고든 현실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전개시켜나간다. 마이크로소프트나, 나이키, 맥도널드 등 이미 국제화된 기업의 양상을 이야기하면서 고도로 발전된 그들의 신자유주의적 맹점에 비판적안목을 제시한다. 9ㆍ11 리후 미국사회에 대한 분석이나 현재유럽을 풍미하고 있는 새로운 제3의 길에 대해서도 지젝 특유의 어조로 어두운 전망을 내 놓는다.
인텔리들을 지속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있다고 하나 그것은 신자유주의를 견고히하고 있다고 지젝은 보고 있다. 그래서 지젝이 레닌을 새롭게 읽는 것이 뜬금없는 독해가 아니며, 라캉의 눈으로 지식인 사회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이 책에서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