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후대인들은 다빈치의 에 가필작업을 해야 했을까? 서양 미술에서 막달라 마리아는 왜 언제나 설화석고 항아리를 든 여인의 모습으로 표현될까?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후손을 남겼고 그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을까? 예수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졌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물음들에 답해주는 책 『심벌 코드의 비밀』이 나왔다. ‘서양 문명에 숨겨진 이단의 메시지’라는 흥미로운 부제를 달고 있다. 책은 과학이 이단으로 간주되던 시대에 ‘상징’과 ‘암호’는 학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식과 발견을 서로 전하던 독창적이고도 현명한 방법이었을 거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서양 문명에는 정말 암호와 상징이 가득 숨어 있을까. 저자의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런 상징의 역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단다. 미국 돈 1달러 지폐에 있는 ‘호루스의 눈’은 프리메이슨이 세상을 지배하리라는 상징이고, 지금도 프랑스의 렌-르-샤토 마을에 모여드는 순례자들은 막달라 마리아를 숭배하는 이단의 무리라는 것.
2000년을 지배한 기독교 역사에 비춰볼 때 오늘날 우리가 서양 역사에 관해 알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이 기독교 역사에 의해 확립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이 역사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졌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 역시 자기네 식의 기록을 남겨놓았다. 그것도 제도 교회에서 제작을 맡긴 그림, 건축물 속에 버젓이 말이다. 이 책에서는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음모와 획책, 부패한 권력과 용감한 영웅주의, 허위 정보, 배신과 기사도 정신이 뒤얽힌 이야기들이 질풍노도처럼 쏟아져 나온다. 뿐만 아니라 샤르트르와 랭스, 아미앵의 대성당에서부터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예배당, 렌-르-샤토 마을까지 순례하고 나면, 중세 예술가들이 자기 시대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 후손들까지 보라고 남겨놓은 메시지를 받아보는, 거의 신비로운 감흥이 느껴진다.
저자 팀 월레스-머피는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심리학자 자격을 받았지만 30년 이상 신비에 싸인 문명으로 향하는 행로를 계속하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네 권의 책으로 나왔고, 본고장에서 모두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그중 『성배의 비밀을 품고 있는 로슬린 예배당』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의 중요한 모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