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책이다. 우리는 이를 당연시한다. 하지만 성경이 처음부터 책이었을까? 구약 성경은 본래 구전으로 전해지던 유대 전승이었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기록되기 시작한다. UCLA의 윌리엄 슈니더윈드 교수는 성경의 탄생을 둘러싼 최대의 쟁점이 '저자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언제 씌어졌는가'라고 말한다. 어째서 그런가? 성경의 저자는 특정인이 아니라 유대 공동체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언제 씌어졌는가'라는 물음에는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 이행하는 문명사의 대전환이 함축되어 있다.
글로 기록된 경전의 탄생은 인류의 종교 문화에서도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이에 대한 저항은 거셌다 구전의 토라(율법)와 기록된 토라는 때로 대립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유대교에서 바리새파와 사두개파의 주된 갈등 원인도 이 문제였으며, 나사렛 예수와 제도화되기 이전의 초기 그리스도교 역시 구전의 가르침을 옹호했다.
도대체 고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예언자의 시대가 저물고 '기록된 말씀'이 경전화되었을까? 이 질문은 성경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우리를 인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