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사진가 주명덕이 처음으로 사진을 발표하던 196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40년간의 작품 중에서 핵심적인 작품 63컷을 엄선하였다. 주명덕의 사진 세계와 그 변화 양상, 더불어 그의 사진이 갖는 변치 않는 본질까지 느끼게 해준다. 그의 사진은 매체가 지닌 본질적 속성으로서의 기록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가 살아온 한국의 사회와 환경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다.
그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1960년대부터 육이오가 낳은 혼혈고아들, 인천 차이나타운, 서울시립아동병원 등 소외된 계층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보여줌으로써 사진의 사회적 기록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그러나 그의 사진은 아무리 비극적인 현실이라 할지라도 맞서 분노하지는 않는다. 다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진에 담긴, 현실에 들어앉은 비극의 무게만큼 슬픔을 느끼게 할 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록 사진이 갖는 메시지와 여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